빠르지 않았다

재작년이었나? 이전 회사 동료분들끼리 같이 모이는 날이 있었다. 그때 누나가 한 명 있었는데 연금 꼭 들으라고 그래야 연말정산에 공제받는다고 신신당부하던 날이 있었다.

그때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었다. 세액공제받는 것도 좋지만 당장 저축하고 결혼 자금 모아두고 할 돈도 넉넉하지 않은 처지에 연금 때까지 묵힐 돈이 어디 있나 생각했다.

게다가 25년 이상 지난 이후의 일을 벌써 신경 써야 하나 하는 안일함도 있었다.

그런데 얼마 전 문득 퇴직연금을 리밸런싱 하다가 문득 공제받는 금액이 궁금했다. 그래서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자산 목표에서 연금저축을 빼놓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.

연금 수령 가능한 만 55세까지 앞으로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까?

24년 동안

그 동안 아마 결혼도 하고, 집도 사고, 아이도 낳을 거다.

결혼하는데 5천 이상은 거뜬히 들어가겠지. 혼수 장만하고, 집 전세금/보증금도 들어갈 테고, 차도 필요할지 모른다. 아이들을 키우는 동안 학비, 교육비, 옷, 식비, 생활비 등등.. 세상에 벌써 아찔하다.

그런데 그 이후에는? 내가 만 55세가 될 때면 아이들은 대학교를 들어가고, 부모님과 처가 장인 장모님 나이도 어느새 여든을 훌쩍 넘기실 테다. 온갖 병원비 다 들어갈 텐데 나의 직장이나 급여는 안정적일까? 그 후로도 내 가족을 부양할 수 있을까?

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가지고 있는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었다. 미리 준비해야 한다.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봐야 한다.

결혼식

2024년 평균을 확인하려 이 기사를 참고했다.

  • 예식장(교회에서 식을 한다면 좀 저렴할 거다) 990만원
  • 스드메 479만원
  • 혼수 2,615만원
  • 신혼집 2억 4,176만원
  • 신혼여행 744만원
  • 예단, 예물 합 1,100만원

대충 합이 3억 104만 원 정도 들어간다. 신혼집 제외하면 약 6천만 원 정도 들어간다. 신혼집은 월세 보증금 혹은 전세 대출받는다고 생각해야겠다.

살림은 시작도 안 했는데 돈이 줄줄 샌다. 이러니 다들 포기하고 사나 보다 싶다. 우리 부모님은 없는 살림에 단칸방에서 시작하셨다는데 정말 존경스럽다.

아무튼 아내 될 사람과 현실적으로 맞춰 나간다고 생각하면 집 빼고 4천이면 되지 않을까?

결혼했다 치고

이것도 2024년 평균을 확인하려 기사를 참고했다.

아이도 낳겠지 대한민국 출산율 기여를 위해 둘 낳는다고 생각하면 월평균 예상 양육비는 280만 원이다. 다른 기사를 보니 2021년 자료에 자녀 1인당 월 72만원 정도 들어간다는데 그새 많이도 올랐다.

양육비 280만 원으로 셈 치고 생활비, 대출 이자, 교통/유류비 나가면 400만 원 이상은 거뜬히 나가겠다. 이래서 언제 저축할 수 있겠나?

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

탈세를 할 수는 없으니 공제받고 혜택받을 수 있는 건 최대한 준비해야 한다. 특히 아직 다가오지 않은 지금 모든 걸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. 일 년 일 년이 소중한 시점이다. 좀 더 미리 하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 같은 건 사치다.

  • 매월 ISA 167만 원(연 2,000만 원)
  • 매월 연금저축계좌 50만 원(연 600만 원)
  • 매월 IRP 25만 원(연 300만 원)
  • 가능하다면 연금저축계좌(비공제)에 최대 1,500만 원까지

매월 최소 242만 원, 최대 367만 원씩 저축해야 한다. 그럼 연 2,900만 원씩 저축할 수 있고, 수익/배당을 제외하더라도 세액공제도 118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.

ISA 만기 후 연금저축계좌로 이전하면 10%(최대 300만 원)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. 그럼 3,000만 원까지 옮길 수 있으니 나머지는 연금저축계좌에 넣어서 원래 해마다 1,800만 원까지 밖에 납입하지 못하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.

내년엔 ISA 계좌 한도가 두 배 더 오르도록 추진한다고 한다. 이것도 미리 생각해 보자.